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5

뱅크시 _ 얼굴없는 거리화가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에서는 뱅크시의 작품 가 낙찰됨과 동시에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스스로 파쇄되는 광경이 펼쳐졌다. 약 15억 원에 낙찰된 이 그림은 여러 갈래로 찢어지다가 중간 즈음에서 멈췄다. 뱅크시는 완전히 찢어지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다고 나중에 밝혔다. 반쯤 찢어진 작품은 적당한 위치에서 멈추면서 새로운 작품이 되었다. 다음날 뱅크시는 경매장에서 발생한 일이 본인의 소행임을 알리는 동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작품이 경매에 올라갈 것을 알고 미리 파쇄장치를 액자에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에는 수개월 전에 액자 뒷면에 파쇄장치를 부착하는 순간부터 경매장에서 파괴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모든 인적사항이 정체불명인 영국의 화가, 그래피티 아티스트, 사회운동가, 영화감.. 2023. 11. 17.
봄 _ 에두아르 마네 봄이 만개했다. 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녹색 정원에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이 파라솔을 들고 서 있다. 레이스가 출렁이는 그녀의 파라솔, 머리에 쓴 보네, 그녀의 하얀 드레스, 그녀 뒤 나무들 위에 꽃이 만발해 그림 전체가 한 떨기 봄꽃이다. 아직도 밤바람이 매섭던 3월 초 어느 날, 바람결에 실려 오는 재스민 향기를 맡았다. 코 끝에 언뜻 스치는 정도였던 그 향기가 하루 온종일 공기 속에 떠다니게 된 지가 이제 한참 되었다. 겨우내 앙상하던 나뭇가지들에는 연한 초록빛 싹이 피어오르더니 나무들이 싱싱한 잎새로 풍성해져 간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는 이토록 봄 소식이 생생한 그림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그렸다. 병들었고 고통에 신음하던 시기였다.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이때.. 2023. 10. 20.
해돋이 _ 클로드 모네 현실의 바다, 항구의 색채가 아니지만, 안개가 낀 듯한 뽀얀 대기와 저 바다 건너에는 붉은 태양이 있고, 간략한 선과 점으로만 표현한 듯한 바다 물결과 해가 뜨는 순간의 고요함과 희뿌연 새벽의 공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은은한 채도의 파스텔 색채가 화면 전체를 덮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가 뜰 때 하늘은 밝은 주황색이나 연보라색이 아닙니다. 그리고 바다와 하늘은 명도나 색조의 차이가 거의 없어서 경계를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사물의 형태를 충실하게,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똑같이 그리려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빛, 그림자를 그려서 그 대상의 느낌, 인상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 모네는 그라브르의 고향 집에서 내려다본 항구를 보고 느낀 즉흥적인 인상을 그렸고, 제목도 떠오르는 대로 라는 단순한 제목.. 2023. 10. 13.
생레미에서 본 풍경 _ 빈센트 반 고흐 고흐는 고립된 병실에서 얼마나 이 풍경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을까? 특유의 물결치는 붓 터치와 뚜렷한 경계선을 그려 넣은 이 풍경화는 아마도 고독한 천재가 마지막으로 바라본 세상이었을 것이다. 파란 하늘에 뜬 뭉게구름은 금방이라도 모든 것을 덮칠 듯 피어오르고, 그림 하단 초원의 풀들은 몸부림치듯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고흐가 죽기 1년 전,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린 그림 중 하나다. 병실에서 내다본 풍경 속엔 하늘이 있고, 구름이 있고, 산과 언덕, 나무들, 그리고 초원이 있었다. 언덕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집들은 마치 자연과 동화되어 산이나 언덕의 일부처럼 보인다. ​풍경화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본 것을 자신의 손으로 화폭에 옮기는 것이다. 찰나의 인상을 그릴 수도 .. 2023. 9. 22.
아메리칸 고딕 _ 그랜트 우드 미국의 화가 그랜트 우드가 1930년에 그린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미국인 가족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은 그랜트 우드가 자신의 여동생과 치과의사를 모델로 완성한 작품이다. 은 미국 대중문화에서 가장 많이 패러디된 그림이 아닐까. 미국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그림의 패러디를 수시로 다른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건 패러디의 좋은 소재가 된다.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의 진의는 여전히 제목만큼이나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농경지에서 일어나는 삶의 고단함과 역경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당시에 각각 30살과 62살이던 두 인물의 나이 차이가 그림 속에서는 좁혀져 있었다. 사람들이.. 2023. 9. 16.
어릿광대의 사육제 _ 호안 미로 대담한 색채, 기발한 형태,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를 사용한 예이다. 가면과 다이아몬드 무늬 의상으로 묘사된 인기 캐릭터인 할리퀸을 포함한 한 무리의 화려한 인물들과 함께 축제 장면을 묘사한다. 그림 속 인물들은 움직임과 장난기를 전달하는 역동적이고 추상적인 구성으로 배열되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물들이 떠다니는 그림의 배경은 어지러운 꿈속 같기도 하고 즐거운 놀이동산 같기도 하다. 어린아이 같은 느낌과 살아있는 유기체를 닮은 애니메이션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발하고 시적인 매력으로 추상 미술과 초현실주의 환상을 결합합니다. 보는 사람은 인식할 수 있는 형태와 의미의 모순에 흥미를 느끼며 이 상상의 세계로 이끌립니다. 테이블과 창문을 배경으로 실내 공간에서 카니발이나 축제가 벌어지는 장면.. 2023. 9. 9.
아몬드 꽃 _ 빈센트 반 고흐 깊고 푸른 하늘빛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온 세상의 빛이 그 작은 화면에 집결된 듯 보석처럼 빛난다. 생명이 터져 나오는 듯한 꽃 하나하나를 어떻게 말로 묘사할 수 있을까. 시각적 깨달음의 순간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새봄과 새 생명을 상징하는 꽃나무. 더 깊은 의미는 고흐가 가지고 있는 삶의 연약함일지도 모르지만 아몬드 꽃나무 그림은 완전한 삶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우고,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첫 준비인 만큼 더 많은 약속을 담고 있는 그림인 것 같다. 고흐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자연을 매우 사랑했고, 그에게 가족은 가장 소중한 사랑 그 자체였습니다. 삶에 대한 희망의 갈망은 그의 조카 탄생을 기념한 선물인 이 그림에서 표현됩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가족과 자연의 새 생명을 상징으로 아.. 2023. 9. 5.
축제의 저녁 _ 앙리 루소 축제는 검은 숲 저 너머에 있는 것일까? 두 사람은 축제로 가는 길일까, 아니면 축제에서 돌아오는 길일까? 어쩐지 축제는 이미 끝난 것 같다. 앙리 루소의 데뷔작이다. 그림 속 두 사람이 축제 의상을 입고 등장했을 뿐이다. 둥근달이 하늘 높이 걸려 있는 푸르고 차가운 밤이다. 검은 숲 속 나무들은 바싹 마른 가지만 남았다. 숲 너머 보이는 것은 머나먼 산과 구름 낀 하늘뿐, 어둠과 정적이 내려앉은 숲 속에는 살아 있는 것이 없다. 축제 카니발 의상을 입은 두 명의 외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신비한 겨울 숲 풍경을 묘사합니다. 이상하게 숲을 어둠 속에 남겨둔 달빛보다 내부에서 빛나는 것 같다. 인물들 옆 빈 오두막에서 설명할 수 없는 얼굴이 보이고 예상치 못한 가로등이 근처에서 이상하리만큼 빛난다. 숲을 뒤로.. 2023. 9. 3.
이삭 줍는 여인들 _ 장 프랑수와 밀레 추수가 끝난 황금빛 들판에서 이삭을 줍고 있는 나이 든 세 농촌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앞부분은 농촌의 실제 생활을 뒷 배경은 아름다운 자연과 목가적인 농촌을 그렸다. 두 여인은 허리를 굽혀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고, 한 여인은 자신이 모은 이삭들을 간수하고 있다. 시선은 오른쪽 끝 여인에게서 왼쪽의 두 여인에게로 부드럽게 흘러가서 세 사람을 한 무리로 파악하고 있다. 엷은 구름이 낀 하늘 아래 높이 쌓인 수확물들이 길게 늘어져 고전적인 풍경을 이루고 오른쪽 건물 앞에는 말에 탄 지주가 일꾼들을 지켜보고 있다. 추수가 끝나고 들판에 떨어진 이삭을 줍는 가난한 여인네의 모습을 밀레는 감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림에서 그리 비관적으로 표현하지도 않았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추수하면서 땅에 흘린 이삭.. 2023. 9. 1.
별이 빛나는 밤 _ 빈센트 반 고흐 오늘 아침 나는 해가 뜨기 한참 전에 창문을 통해 아무것도 없고, 아주 커 보이는 샛별밖에 없는 시골을 보았다. 꿈틀거리는 듯한 선은 별의 광채를 한층 두드러지게 한다. 회오리치는 듯 꿈틀거리는 필치는 강렬한 색과 결합되어 감정을 더욱 격렬하게 표현한다. 곡선은 굽이치는 운동감을 표현하면서, 그림 전체를 율동적인 흐름으로 통합한다. 샛별은 그림 가운데 왼쪽에 있는 커다란 흰 별일 것이다. 고흐가 그린 밤하늘에서는 구름과 대기, 별빛과 달빛이 폭발하고 있다. 황량하고 짙은 파란색 하늘은 세상의 종말을 연상케 하고, 그 위로는 구름이 소용돌이치며 떠있다. 달과 별의 둘레에는 뿌옇게 무리가 있다. 비연속적이고 동적인 터치로 그려진 하늘은 굽이치는 두꺼운 붓놀림으로 불꽃같은 사이프러스와 연결되고, 그 아래의 마.. 2023. 8. 31.
감자 먹는 사람들 _ 빈센트 반 고흐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민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은 반 고흐의 유일한 집단 초상화입니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큰 그림을 그림으로써 고흐는 외부 세계에 자신을 입증해 보이고자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예술가로 활동한 이후 고흐는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밀레처럼 농촌의 애환을 그리는 농민 화가가 되고 싶어 했다. 농부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그림에 진실을 담으려 했다. 고흐가 그린 초기 그림들 가운데 큰 사이즈에 여러 사람을 그려 넣은 최초의 그림이다. 농부 가족의 평범한 식사 시간은 당시에 인기 있는 주제였습니다. 고흐는 의.. 2023. 8. 30.
감자 심는 사람 _ 장 프랑수와 밀레 멀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보인다. 부부는 아침 일찍 감자를 심기 위해 당나귀에 짐을 싣고 아기와 함께 집을 떠났을 것이다. 옷차림으로 보아 개인 소유의 땅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당당한 농민으로 보인다. 당시 프랑스에서 농민이 자신의 땅을 소유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고 한다. 구름이 가득한 푸른 하늘 아래 평평한 밭에 부부로 보이는 두 남녀가 감자 심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남편이 땅을 파면 아내가 구덩이에 씨 감자를 뿌린다. 한 줌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밑에는 당나귀가 매어져 있고 바구니 안에는 아기가 잠자고 있다. 더없이 평화로운 그림이다. 감자를 먹기 위해 땅에 심는 사람들을 그렸다. 밀레는 노동을 감동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고 부부의 움직임을 잘 조화시켜 하나가 되도록 하고 싶고 감자.. 2023. 8. 29.
키스 - 구스타브 클림트 꽃이 흩뿌려진 작은 초원 위에 서 있는 두 연인은 주변과 분리되어 그들을 마치 후광처럼 둘러싸고 있는 금빛 아우라 안에서 서로에게 취해 있다. 이 공간이 어디인지, 또 시간은 언제인지 말해주는 단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마치 우주와 같은 곳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꽃이 만발한 언덕, 혹은 낭떠러지 위에서 남녀가 포옹하며 키스하고 있다. 키스를 하려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남자가 입고 있는 망토 같은 옷에는 직사각형 남성적 패턴의 무늬가 가득하고, 무릎을 꿇은 여자의 옷은 동글동글한 여성적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남자의 머리카락을 두르고 있는 잎새 넝쿨은 여자의 머리카락 위에 꽃으로 연결되어 발 밑까지 쏟아진다. 여자의 얼굴을 돌려 키스하려는 남자는 눈을 감.. 2023. 8. 27.
토끼 _ 알브레히트 뒤러 수백 년 전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를 마치 우리 눈앞에서 살아 숨 쉬고 손을 대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듯 생생하게 그려낸 두 화가의 놀라운 경지를 두고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구태여 난도를 따지자면 토끼 쪽이 더 어려웠을 것이다. 토끼가 초상화를 그려달라며 자세를 잡고 가만히 앉아 있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토끼를 면밀히 관찰해 생김새와 움직임을 다각도로 파악하며 많은 스케치를 하고 죽은 토끼를 앞에 두고 세부를 완성했을 것이다. 토끼 한 마리가 앉아 있다. 큰 두 귀를 세우고 앞발을 모은 채 쫑긋이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토끼를 보는 이쪽도 집중하기는 마찬가지다. 앉아 있는 토끼 그림이 너무나 사실적이라 실제로 살아 있는 토끼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기 때문이다. 인간계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 2023. 8. 26.
비너스의 탄생 _ 산드로 보티첼리 화면 중앙에는 부챗살 모양의 커다란 조개껍데기 위에 금발의 비너스가 나체로 서 있습니다. 148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신화적 인물들에 둘러싸여 조개껍데기를 타고 바다에서 떠오르는 여신 비너스를 묘사하고 있다. 우아하고, 흐르는 선과 부드럽고, 섬세한 색으로 유명하며, 이는 작품에 다른 세계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비너스는 긴 머리카락과 평온한 표정을 가진 완벽하고 이상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가장 위대한 걸작 중 하나로 여겨지며,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유명한 그림이다. 우아한 구성과 우아한 스타일로 찬사를 받아왔다. 을 상징하는 조개껍질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바다 물결로 상징성이 풍부하다. 금성을 둘러싼 인물들은 바람의 신 제퓌로스와 그녀를 해안으로 부드럽게 .. 2023. 8. 26.
데칼코마니 _ 르네 마그리트 나란히 서 있는 두 뒷모습은 다른 사람의 뒷모습일까? 아니면 한 사람의 두 가지 뒷모습일까? 인간의 무방비 상태를 암시하는 뒷모습에서 관객은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존재의 이중성, 또는 양면성? 일상과 꿈의 세계? 현실과 이상? 중절모를 쓰고 돌아서 뒷모습을 보이며 뭉게구름이 가득한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신사. 신사의 실루엣을 따라 자주색 커튼에 구멍이 나고 그 사이로 다시 구름, 파란 하늘, 바다와 백사장이 보인다. 같은 모양, 같은 구도인데 다른 모양, 다른 그림이다. 제목은 데칼코마니, 닮은꼴이란 뜻이다. 묘하게 닮았지만 확연히 다른 꼴을 보여 제목조차 확실하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검은 모자를 쓰고 실루엣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린 신사의 모습은 관객의 사색과 상상력이 꼬리를 물고 끝없는 가능성을 .. 2023. 8. 25.
회귀 _ 르네 마그리트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생각의 확장 생각하는 그림 철학적인 그림 완전한 그림이란 아주 짧은 순간 동안 감정이 확장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그림 평생 처음 보는 것이라서 눈앞에 없더라도 자꾸만 생각날 수밖에 없는 그림 그것이 내 작품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타내고 있을 것을 생각하지는 말라 - 르네 마그리트 - 짙푸른 하늘에 별들이 총총한 밤, 화면의 바깥에서 그림 속으로 비치는 듯한 빛이 환하게 발코니를 밝히는 가운데 새 둥지 하나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그 안에는 하얀 알이 세 개 담겨 있다. 저 멀리로는 검푸른 숲이 보이고 하늘에는 커다란 새가 날고 있다. 새의 모습은 면의 분할로 묘사되어 있다. 새의 안은 흰 구름이 떠 있는 대낮이고 새의 밖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다. 마그리트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 2023. 8. 25.
절규 _ 에드바르 뭉크 휘청이는 대자연과 불안한 사람의 얼굴. 흔들리는 대자연과 그 안에서 절규하는 인간. 둘을 분리해 주는 듯한 불안정한 난간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현실과 비현실이 혼재된 모습 속 표현되는 강한 감정의 묘사는 관객들을 모두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세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뭉크는 왜 절규를 그렸을까요? 현대인의 불안한 자화상을 표현했다. 뭉크는 정말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사람들은 뭉크를 하면 를 떠올리곤 하지만 독신의 살면서 뭉크는 80년 생애 동안 2만 5천여 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전생애에 걸쳐 그림을 그린 만큼 뭉크의 작품은 계속해서 변해왔습니다. 하지만 뭉크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고독과 불안. 뭉크는 사람, 사물, 자연을 화폭 .. 2023. 8. 24.
군상 _ 이응노 그림 속 인간은 각기 다른 동작과 속도로 움직인다. 하지만 모두 힘을 합쳐 한 방향을 향해 질주하기도 하고, 다 함께 신명 나게 춤을 추기도 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개미 떼같이 미미해 보일지 몰라도, 인간은 작지만 마땅한 각자의 몫을 해내며 모두 연결된 채 세상을 함께 헤쳐 나가는 존재들이다. 개미 떼처럼 모인 군상 춤추듯 질주하듯 세상 헤쳐나가다 쓰는 도구가 붓 먹 동양화이다. 글 쓰듯 난치듯 사람을 그려내고 있다. 개미가 연상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출신의 화가. 동양화의 전통적 필묵을 활용해 현대적 추상화를 창작한 한국 현대미술사의 거장.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동서양 예술을 넘나들며 문자추상, 군상 시리즈 등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유럽 화단의 주목을 받았고 유럽과 미국에서 수많.. 2023. 8. 24.
생트 아드레스의 정원 _ 클로드 모네 프랑스의 한 바닷가 휴양지.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에 가득 떠 있는 범선과 조각배들. 바람에 펄럭이는 오색 깃발. 청명한 하늘 위에 멀리 흰구름이 흘러가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정원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했고 잘 차려입은 신사와 숙녀들이 햇볕을 쬐며 담소하고 있다. 마치 아름다운 삶의 그림책을 보는 것 같은 그림이다. 햇살 가득한 날씨와 바람, 그리고 찬란한 색채가 눈부시기 때문이다. 인상파의 대가답게 모네는 빛이 가득한 오후의 한나절 인상을 그대로 그려냈다. 시각적 인상 외에도 마치 바닷가에 부는 바람이 살갗을 휘감으며 지나가는 것 같고, 바닷가 냄새와 만발한 꽃향기를 그대로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유럽 미술계에 불던 오리엔탈리즘 바람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림은 일본 판화같이 화면이 분명하.. 2023. 8. 23.
시녀들 _ 디에고 벨라스케스 그림의 중심에는 마르가리타 공주가 서 있고, 공주의 좌우로 시녀가 있습니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난쟁이가 있고, 왼쪽에서 있는 사람이 화가 벨라스케스입니다. 화면 중심의 거울에는 펠리페 4세와 왕비 마리아나가 있습니다. 오른쪽 중간에 두 남녀가 보이고 마지막으로 문 밖에 집사가 앞쪽을 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모두 11명입니다. 펠리페 4세는 첫 번째 부인 이사벨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잃은 뒤에는 후계자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1649년 두 번째 부인인 마리아나 왕비와 결혼해 공주 마르가리타를 낳았습니다. 자손이 귀한 왕실에서 유일한 공주였던 마르가리타는 왕실은 물론 국민들의 귀여움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림을 그릴 당시의 나이는 5세였는데, 안타깝게 마르가리타 공주도 21세에 단명합니다. 공.. 2023. 8. 22.
예레스, 비 _ 구스타브 카유보트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져 있는 화폭은 균일하게 3 등분되어 원근을 성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은 마치 강의 이쪽에 서서 맞은편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정도다. 평범한 그림 같지만 카유보트는 나름대로 이 그림 속에 당시 유럽 화단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던 일본 판화의 구도를 적용했다. 시선의 주인공이 그림 속 한 부분처럼 느껴지는 효과는 당시 발명되었던 사진기술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된다. 가족과 함께 살았던 작은 마을 예레스에서 비 오는 날을 묘사하고 있다.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과 깊이와 거리감을 만들어내는 원근법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우중충한 분위기가 은은한 색감과 느슨한 붓놀림을 통해 전달되는데, 이는 떨어지는 비와 풍경을 감싸는 안개를 암시한다. 프랑스 시골에서.. 2023. 8. 22.
잠자는 집시 여인 _ 앙리 루소 사자는 어디서 왔을까? 사막에서 고단한 잠을 자야 하는 집시. 어둠과 고독 속에서도 잠들지 않고 집시를 지켜주는 수호신 사자. 잠자는 집시와 정령 같은 사자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몽환적인 한 편의 시와 같은 그림. 달과 별이 빛나는 깊고 푸른 밤하늘 밑에 늠름한 갈기와 꼬리를 세우고 집시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다. 맹수가 잠든 인간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 인간의 잠을 지켜주고 있는 듯하다. 반쯤 눈을 뜨고 잠을 자는 집시는 잠 속에서도 지팡이를 움켜쥐고 있다. 꿈을 깨면 지팡이를 짚고 헤쳐 나가야 하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한바탕 꿈이라고 이 그림이 암시하지만 현실은 존재한다.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의 원래 직업은 세관원이었다. 통관 업무를 보고 세금을 걷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그는 행복하지 .. 2023. 8. 22.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_ 조르주 쇠라 숙녀의 붉은빛 모자를 만든 점. 소녀의 갈색 머리를 만든 점. 빛에서 점을 찾은 화가. 치밀하게 색을 계산해서 점을 찍어 나간 화가 조르주 쇠라 파리의 관문에 있는 센 강의 한 섬에 있는 공원에서 일요일 오후를 즐기는 파리 사회의 단면을 묘사하고 있다. 일요일은 파리 중산층들이 야외를 즐기기 위해 도시를 탈출한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주로 두세 명씩 작은 그룹으로 모이거나 다른 사람들과 가까운 곳에 혼자 앉는다. 거리감과 단절감, 신경질적 긴장감 등 현대적 감각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이들의 관계다. 혼자 낚시 중인 여인. 원숭이와 산책하는 숙녀. 똑바로 정면을 응시하는 아이의 표정 자연스럽지 않은 표정과 몸짓. 강물에 고정된 사람들의 시선이 보인다. 무수히 많은 점을 찍어 완성한 그림 속에서 평화롭고 여.. 2023. 8. 21.
가스 _ 에드워드 호퍼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낯선 풍경과 고독이 그림 밑에 있다고 평한다. 주유소를 그린 그림도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해가 져서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길옆으로 검은 숲이 우거져 있고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가에 외로운 주유소가 있다. 나란히 늘어선 빨간 펌프 위로 등이 켜져 있다. 고독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시골길 위의 주유소에까지 스며들어 있다. 무언가 설명이 되지 않는 낯선 풍경 속에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공허한 인간의 모습이다. 자동차 바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느낌이 어쩐지 운전석에 홀로 앉아 자동차의 홍수 속에 밀려가는 21세기 인간들의 심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오랫동안 펌프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주유를 하러 들어온 손님이라고 생각했다... 2023. 8. 21.
신비로운 성탄 _ 산드로 보티첼리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 화가 중 한 명이었던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신비로운 성탄입니다. 그림의 중앙에는 막 태어나신 예수님이 있고 어머니인 마리아는 그 예수님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아버지인 요셉은 피곤했는지 잠시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마구간의 원래 주인이었던 소와 나귀는 이 신비로운 탄생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특권을 받습니다. 예수님의 오른쪽에는 가난한 이들을 대표하는 목동 두 명이 천사의 인도로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목동들과 함께 있는 천사가 억지로 고개를 돌려 예수님의 탄생을 보게 하려는 모습입니다. 왼쪽에서는 이방인들을 대표하는 동방에서 온 박사 세 명이 또한 천사의 인도로 이 신비한 탄생을 목격합니다. 하늘에서는 열두 천사들이 원을 그리며 찬양하고 마굿.. 2023. 8. 20.
거인 _ 프란시스코 고야 진격의 거인으로 묘사되어 있는 잔인한 공포의 대표 아이콘인 현대 시대의 거인과는 달리 고야의 거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인간적이다. 괴기스러운 모습과 더불어 문명과 단절된 채로 스스로를 이끌어왔을 것 같은 덥수룩한 수염이 있는 거인의 존재는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그와는 반대되는 마음인 측은함이 거인의 몸에서 흘러나온다. 이 거인은 분명 겁을 먹고 있다. 거인의 훌륭한 사냥터가 될 수 있는 그의 등 뒤에 있는 존재들은 이미 황량하다. 그러면서 거인은 그곳에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마치 이들을 필사적으로 지켜내고 있는 것 같은 포즈를 취하며 거인은 절박하다. 그림의 거인을 나폴레옹이라 평가하는 몇몇 이의 의견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고야의 개인적인 욕망으로 바라볼 때의 거인.. 2023. 8. 20.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_ 레오나르도 다빈치 눈은 부드럽게 어딘가를 응시하고 얇은 입술은 단호하게 보인다. 어둠 속에 홀연히 솟아 오른 듯 빛나는 초상화의 주인공 체칠리아 갈레라니. 체칠리아 하얀 얼굴과 담비의 눈동자 빛깔과 같은 밤색 눈동자를 보며 사실 담비는 분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된다. 초상화의 인물이 대개 몸과 얼굴을 한 방향으로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체칠리아는 오른쪽으로 몸을 틀고 얼굴은 왼쪽으로 돌려 알 수 없는 빛의 근원을 향해 눈동자를 고정시키고 있다. 분홍색 입술을 꼭 다물고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그녀의 품에 안긴 동물은 눈부신 백색 털을 가진 겨울 담비이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체칠리아와 같은 방향을 보며 금세라도 공격할 듯 긴장된 자세이다. 백색 털을 더럽히며 도망가느니 사냥꾼에게 잡혀 죽고 만다는 결백한 담비는 .. 2023. 8. 19.
연인들 _ 르네 마그리트 남자는 검 은색 양복에 흰 셔츠 검정 타이를 매고 있다. 그는 흰색 테두리가 있는 민소매의 붉은색 옷을 입은 여인을 안고 있다. 여인은 그을린 한쪽 어깨를 노출시킨 채 고개를 들어 남자의 입술을 받는다. 이 둘 역시 모두 흰색 혹은 회색 계통의 베일로 얼굴과 목을 휘감고 있다. 베일의 앞부분은 타이트해서 두 사람의 얼굴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상대적으로 뒷부분으로 갈수록 헐겁다. 여인의 얼굴은 왼편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서 남자의 모습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게 한다.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건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방과 두 연인이다. 방을 묘사한 방식은 매우 거칠고 단순해서 이 그림에 그리 중요한 요소는 되지 못한다. 변화가 거의 없이 단조롭게 채색되어 있고, 그림에 원근감을 줄 수 있는 장치인 창문 .. 2023. 8. 19.
레이디 고다이바 _ 아름다운 누드화 고다이바에 얽힌 전설 이야기를 읽고 다시 보게 된 그림은 더 이상 화려한 누드화가 아니고, 희생과 고귀한 상징이 되어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희생적이고 고귀하며 매혹적 아름다움으로 다시 태어난 고다이바 영주부인의 이야기는 미담으로 계속 살아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너무나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누드화 한 여인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하얀 말 위에 털썩 앉아있다.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백작의 아내였던 고다이바는 아름다운 미모와 착한 마음씨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고다이바 부인은 강제적으로 세금을 징수하며 가난해져 가는 농민들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고민하던 고다이바 부인은 남편인 레오프릭 백작에게 세금을 낮춰달라는 요청을 한다. 하지만 남편이 이를 쉽게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 2023.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