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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스, 비 _ 구스타브 카유보트

by 여행꾼쭈 2023. 8. 22.
예레스, 비 _ 구스타브 카유보트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져 있는 화폭은 균일하게 3 등분되어 원근을 성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은 마치 강의 이쪽에 서서 맞은편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정도다. 평범한 그림 같지만 카유보트는 나름대로 이 그림 속에 당시 유럽 화단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던 일본 판화의 구도를 적용했다. 시선의 주인공이 그림 속 한 부분처럼 느껴지는 효과는 당시 발명되었던 사진기술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된다. 가족과 함께 살았던 작은 마을 예레스에서 비 오는 날을 묘사하고 있다.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과 깊이와 거리감을 만들어내는 원근법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우중충한 분위기가 은은한 색감과 느슨한 붓놀림을 통해 전달되는데, 이는 떨어지는 비와 풍경을 감싸는 안개를 암시한다.

프랑스 시골에서 비 오는 날의 분위기와 분위기를 담아내는 동시에 빛과 날씨가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드러낸다.

프랑스 화가 구스타브 카유보트는 동시대 대부분의 인상파 화가들과 어울려 지냈지만 작품들은 인상파에 속하지 않았다. 흘러가는 찰나의 모습을 포착하는 인상파 작품과 달리 그의 그림은 일상의 정경을 세밀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차라리 사실주의에 가깝다고 평가받는다.

비 오는 날의 풍경을 그린 이 그림도 인상파 그림이라고 보기에는 세밀한 디테일이 너무나 생생하다. 비 오는 날 강 숲에 작은 배가 한 척 매어져 있고 멀리 건물이 보이는 가운데 잔잔한 강물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거울면처럼 나무 그림자를 반사하고 있는 강물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작고 큰 원을 그리며 퍼져 나간다.

카유보트는 이 그림을 고향에서 그렸다. 어린 시절 수영을 하고 배를 타며 놀던 그 강가에서 그 강물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그렸다. 무심하게 펼쳐지는 일상을 소재 삼아 새로운 기법과 시선을 실험해 본 작가 정신을 높이 산다. 비 오는 날 강가 풍경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특별한 그 무엇이 되는 예기치 않은 탈바꿈의 과정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