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모델1 봄 _ 에두아르 마네 봄이 만개했다. 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녹색 정원에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이 파라솔을 들고 서 있다. 레이스가 출렁이는 그녀의 파라솔, 머리에 쓴 보네, 그녀의 하얀 드레스, 그녀 뒤 나무들 위에 꽃이 만발해 그림 전체가 한 떨기 봄꽃이다. 아직도 밤바람이 매섭던 3월 초 어느 날, 바람결에 실려 오는 재스민 향기를 맡았다. 코 끝에 언뜻 스치는 정도였던 그 향기가 하루 온종일 공기 속에 떠다니게 된 지가 이제 한참 되었다. 겨우내 앙상하던 나뭇가지들에는 연한 초록빛 싹이 피어오르더니 나무들이 싱싱한 잎새로 풍성해져 간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는 이토록 봄 소식이 생생한 그림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그렸다. 병들었고 고통에 신음하던 시기였다.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이때.. 2023. 10.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