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란한빛1 달빛 속의 풍경화 _ 피터 폴 루벤스 마치 유기적인 생명체로 느껴질 만큼 생생하고 선명하다. 마치 갤러리의 벽에 조그만 창을 내고 시공을 초월해 17세기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림 앞에 서서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루벤스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이 평생 동안 보아 온 세상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기록하기 위해 그린 작별의 그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으로 보아서는 도저히 감지할 수 없는 아우라가 그림을 감싸고 있었다. 그림은 상당히 어둡다. 어둠 속의 검은 숲과 밤하늘을 그렸기 때문에 어두운 것이 당연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거의 숨 막힐 정도로 경이롭고 아름답다. 달과 별이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그 찬란한 빛이 물 위에 반사되어 화면 전체를 보석처럼 밝혀 주는데 이 세상 모습이 아닌 듯 신.. 2023. 8.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