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1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_ 레오나르도 다빈치 눈은 부드럽게 어딘가를 응시하고 얇은 입술은 단호하게 보인다. 어둠 속에 홀연히 솟아 오른 듯 빛나는 초상화의 주인공 체칠리아 갈레라니. 체칠리아 하얀 얼굴과 담비의 눈동자 빛깔과 같은 밤색 눈동자를 보며 사실 담비는 분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된다. 초상화의 인물이 대개 몸과 얼굴을 한 방향으로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체칠리아는 오른쪽으로 몸을 틀고 얼굴은 왼쪽으로 돌려 알 수 없는 빛의 근원을 향해 눈동자를 고정시키고 있다. 분홍색 입술을 꼭 다물고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는 듯하다. 그녀의 품에 안긴 동물은 눈부신 백색 털을 가진 겨울 담비이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체칠리아와 같은 방향을 보며 금세라도 공격할 듯 긴장된 자세이다. 백색 털을 더럽히며 도망가느니 사냥꾼에게 잡혀 죽고 만다는 결백한 담비는 .. 2023.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