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5 뱅크시 _ 얼굴없는 거리화가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에서는 뱅크시의 작품 가 낙찰됨과 동시에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스스로 파쇄되는 광경이 펼쳐졌다. 약 15억 원에 낙찰된 이 그림은 여러 갈래로 찢어지다가 중간 즈음에서 멈췄다. 뱅크시는 완전히 찢어지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다고 나중에 밝혔다. 반쯤 찢어진 작품은 적당한 위치에서 멈추면서 새로운 작품이 되었다. 다음날 뱅크시는 경매장에서 발생한 일이 본인의 소행임을 알리는 동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작품이 경매에 올라갈 것을 알고 미리 파쇄장치를 액자에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에는 수개월 전에 액자 뒷면에 파쇄장치를 부착하는 순간부터 경매장에서 파괴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모든 인적사항이 정체불명인 영국의 화가, 그래피티 아티스트, 사회운동가, 영화감.. 2023. 11. 17. 봄 _ 에두아르 마네 봄이 만개했다. 파란 하늘을 이고 있는 녹색 정원에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이 파라솔을 들고 서 있다. 레이스가 출렁이는 그녀의 파라솔, 머리에 쓴 보네, 그녀의 하얀 드레스, 그녀 뒤 나무들 위에 꽃이 만발해 그림 전체가 한 떨기 봄꽃이다. 아직도 밤바람이 매섭던 3월 초 어느 날, 바람결에 실려 오는 재스민 향기를 맡았다. 코 끝에 언뜻 스치는 정도였던 그 향기가 하루 온종일 공기 속에 떠다니게 된 지가 이제 한참 되었다. 겨우내 앙상하던 나뭇가지들에는 연한 초록빛 싹이 피어오르더니 나무들이 싱싱한 잎새로 풍성해져 간다. 봄기운이 완연하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는 이토록 봄 소식이 생생한 그림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그렸다. 병들었고 고통에 신음하던 시기였다.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이때.. 2023. 10. 20. 해돋이 _ 클로드 모네 현실의 바다, 항구의 색채가 아니지만, 안개가 낀 듯한 뽀얀 대기와 저 바다 건너에는 붉은 태양이 있고, 간략한 선과 점으로만 표현한 듯한 바다 물결과 해가 뜨는 순간의 고요함과 희뿌연 새벽의 공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은은한 채도의 파스텔 색채가 화면 전체를 덮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가 뜰 때 하늘은 밝은 주황색이나 연보라색이 아닙니다. 그리고 바다와 하늘은 명도나 색조의 차이가 거의 없어서 경계를 명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사물의 형태를 충실하게,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똑같이 그리려 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빛, 그림자를 그려서 그 대상의 느낌, 인상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모네는 그라브르의 고향 집에서 내려다본 항구를 보고 느낀 즉흥적인 인상을 그렸고, 제목도 떠오르는 대로 라는 단순한 제목.. 2023. 10. 13.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