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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목걸이와 벌새가 있는 자화상 _ 프리다 칼로

by 여행꾼쭈 2023. 8. 15.

가시 목걸이와 벌새가 있는 자화상 _ 프리다 칼로

 

짙은 일자 눈썹에서 기구한 운명과 싸우는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작품 중에 유독 자화상이 많은 걸 보면 사회적 굴레와 자기 삶이 처절한 주제였음을 알 수 있다.

 

가시 목걸이와 벌새가 그려진 자화상에는 자유의 상징인 벌새와 불운을 상징하는 검은 고양이가 나오고 프리다 칼로 자신의 무표정한 얼굴이 보입니다.

 

무성한 녹색 잎새 가운데 공허한 눈빛으로 정면을 보고 있다. 목에는 가시로 만든 목걸이가 걸려 있고 그 목걸이 한가운데는 검은 벌새가 축 늘어져 매달려 있다. 가시 목걸이의 끝을 그녀의 오른쪽 뒤에 있는 원숭이가 만지작거리면서 잡아당겨 가시가 박힌 그녀의 목에서는 피가 흐른다. 왼쪽 뒤에는 푸른 눈의 고양이가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다. 전통 멕시코 스타일로 틀어 올린 그녀의 검은 머리 위에는 투명한 나비 두 마리가 앉아 있는데 왜 날지 못하고 머리 위에 앉아 있을까?

 

어깨에는 애완동물 원숭이와 고양이가, 머리 장식 위에는 나비가 앉아 있고 백일홍 모습의 잠자리 두 마리가 날고 있다. 나비와 잠자리는 부활을 상징한다. 목에는 가시덩굴로 만든 목걸이를 하고 중앙에는 벌새 장식을 달았다. 멕시코에서 벌새는 사랑을 회복하는 부적과 같은 의미라고 한다.

 

원숭이는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복잡하고 미묘한 역할을 맡는다. 가시 목걸이를 한 자화상은 거미원숭이와 검은 고양이가 그려져 있고, 가시 목걸이에는 죽은 벌새가 매달려 있다. 실제로 거미원숭이는 리베라가 칼로에게 준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선물한 것이었다. 거칠고 사나운 거미원숭이는 그녀의 내면에 감추어진 야만성과 원시성을 암시하는 동시에 성적 본능의 강렬함을 나타낸다. 거미원숭이는 버림받은 여주인을 향한 거의 인간적인 공감의 능력과 원숭이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이 결합된 존재로도 묘사된다. 그녀를 위로하는 친구이자 자식의 대역을 맡고 있는 것 같지만, 홀로 자기에 빠져 있는 모습은 오히려 칼로의 외로움에 대한 공포를 강조하고 있는 것만 같다.

 

벌새는 조류 중 가장 작고 연약하지만 머리 깃과 경쾌한 비행이 칼로를 환기한다. 사실 벌새는 칼로의 조국 멕시코에서 사랑의 행운을 가져오는 마법의 부적으로 사용되는 길조다. 그런 벌새의 죽음을 통해 그녀는 다시 한번 삶에 의해 살해당한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야만 삶을 견딜 수 있었을 것이다. 극심한 고통 속에 그림은 프라다 칼로의 해방구였고 망가진 육체를 초월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은 깊은 상징적 표현으로 가득하다. 어깨 위에 원숭이와 고양이를 앉혀 놓은 이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멕시코에서 원숭이는 사랑을 상징한다. 사랑이 주는 고통으로 피 흘리고 있는 그녀와 그녀의 가시 목걸이에 매달려 있는 죽은 벌새는 자유를 상징한다. 그녀에겐 자유마저 허락되지 않았다.

 

화가 자신의 고뇌, 비탄, 고통의 이미지를 표현했습니다. 무려 200장이 넘는 그녀의 자화상에는 특별한 사회적 배경은 없고 혼자였던 자신의 불운한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출구 없는 삶 속에서 그림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 몸부림쳤던 그녀의 생애가 한없이 슬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