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먹는 사람들 _ 빈센트 반 고흐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민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감자 먹는 사람들>은 반 고흐의 유일한 집단 초상화입니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 큰 그림을 그림으로써 고흐는 외부 세계에 자신을 입증해 보이고자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예술가로 활동한 이후 고흐는 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밀레처럼 농촌의 애환을 그리는 농민 화가가 되고 싶어 했다.
농부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그림에 진실을 담으려 했다.
고흐가 그린 초기 그림들 가운데 큰 사이즈에 여러 사람을 그려 넣은 최초의 그림이다.
농부 가족의 평범한 식사 시간은 당시에 인기 있는 주제였습니다.
고흐는 의도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택했습니다.
뛰어난 인물 화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감자 먹는 사람들>을 그리기 전에 십여 점의 습작을 남겼습니다.
습작들을 통해 반 고흐가 화가로서 진정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흐는 서 있는 인물의 전신을 담은 초상화를 그린 경험이 별로 없었기에 대신 앉아 있는 사람들을 그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상당한 수고를 들여야 했지만 반 고흐는 스스로를 시험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최종 작품에서는 테이블을 둘러싼 다섯 명의 인물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 두 사람은 큰 접시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를 집어서 먹고 있습니다.
오른쪽 두 사람은 커피를 따라 마시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인물은 소녀입니다.
소녀는 그 시절의 아이들처럼 테이블 가에 서 있습니다.
관람자의 깊은 몰입을 위해 반 고흐는 소녀를 이렇게 배치하였습니다.
인테리어를 보면, 배경에 창문과 문이 있습니다.
테이블은 리넨 천으로 덮여 있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
왼쪽의 벽시계는 막 7시가 지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매달린 석유램프는 관람자의 시선을 곧바로 사로잡습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광원.
이를 통해 반 고흐는 빛과 어둠의 효과를 그려내는 기술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림의 색채는 실제로 상당히 어둡습니다. 흙색이라고 묘사했습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흙이 덕지덕지 묻은 감자와 비슷한 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오두막 안이 꽤나 어두웠던 이유도 있습니다.
해는 저물었고 오두막에는 광원이 단 하나뿐입니다.
고흐는 <감자 먹는 사람들>을 자신의 진정한 대표작으로 여겼습니다.
시골 생활의 고됨을 고스란히 담아야 했기 때문에 농부들의 얼굴을 거칠고 억세게 그렸고 손도 투박하게 그렸습니다.
고흐는 결과물에 무척 만족했으나 그의 작품은 당시에 상당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림의 색채가 지나치게 어둡고 인체 곳곳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