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_ 르네 마그리트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
생각의 확장
생각하는 그림
철학적인 그림
완전한 그림이란 아주 짧은 순간 동안 감정이 확장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그림
평생 처음 보는 것이라서 눈앞에 없더라도 자꾸만 생각날 수밖에 없는 그림
그것이 내 작품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타내고 있을 것을 생각하지는 말라
- 르네 마그리트 -
짙푸른 하늘에 별들이 총총한 밤, 화면의 바깥에서 그림 속으로 비치는 듯한 빛이 환하게 발코니를 밝히는 가운데 새 둥지 하나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그 안에는 하얀 알이 세 개 담겨 있다.
저 멀리로는 검푸른 숲이 보이고 하늘에는 커다란 새가 날고 있다.
새의 모습은 면의 분할로 묘사되어 있다.
새의 안은 흰 구름이 떠 있는 대낮이고 새의 밖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이다.
마그리트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 속 이미지에 의미를 부여하려 시도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하는데, 그 까닭은 의미를 찾아내려 애쓸수록 그림 속에 숨어있는 미스터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 그의 그림보다 더 난해한 말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신비한 이미지를 보면서 의미를 분석해 내려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에 젖어 보라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회귀>라는 제목을 생각하며 그림을 보면 볼수록 숨어 있는 뜻을 헤아려보려는 욕구를 절제할 수 없어진다. 깊은 밤은 새날의 약속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밝아 오는 새날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다는 것이고, 새의 형상은 둥지 속에 담긴 알의 미래라는 것이며 세상의 모든 것은 밤과 낮처럼 끝없이 돌고 돈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속으로 영원히 회귀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생각과 상상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