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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장미 _ 살바도르 달리

여행꾼쭈 2023. 8. 16. 12:02

명상의 장미 _ 살바도르 달리

 

환상과 악몽의 세계를 주로 그렸던 그의 그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아하고 정갈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초현실파 대표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이다.

1958년에 제작된 이 그림은 달리의 보통 작품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흰구름이 떠있는 푸른 하늘 한가운데 오롯이 떠 있는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보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밑에는 삭막한 사막이 펼쳐져 있고 아주 작게 두 사람이 기도하는 자세로 그려져 있다. 

 

장미를 보며 그 의미를 명상한다.

장미는 여러분을 마주 보며 명상하고 있다.

장미와 여러분이 서로에게 몰입한다.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이라는 작품 느낌도 살짝 난다. 밀레의 '만종'을 연상시키는 커플도 보인다.


뒤틀어지며 녹아내리는 화면을 선사하는 바람에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달리는 르네상스 대가들에 견줄 만한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초현실적인 그림들이 섬뜩할 정도의 설득력을 갖는 것도 그의 정교한 묘사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림의 시대적 배경은 유럽 전체가 전쟁과 혁명 후의 소용돌이 속에 상처와 후유증을 앓고 있었던 때이다. 달리는 마음속으로 참담해하며 개인의 심리 속에 일어나는 반란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다. 과감히 자신의 초현실적 화풍을 접고 세상을 향해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띄웠다.

기독교에서 장미는 성모 마리아의 사랑을 뜻한다. 주로 흰 장미로 표현한다. 장미는 또한 남녀의 정열적인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창공에 붉은 장미를 띄움으로써 달리는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파괴의 역사를 중단하고 사랑의 역사를 시작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장미는 사랑과 평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그들의 피와 눈물이 열정과 헌신으로 장미 꽃잎 위에 맺혀 있는 이슬 속에 영원히 빛나고 있다.